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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초보의 좌충우돌 제로웨이스트 1개월 도전기 (feat. 성공템 & 폭망템)

by UncleTeddy 2025. 7. 18.

"또 플라스틱 쓰레기가 한가득..." 배달 음식을 시켜 먹고 난 후, 쌓여있는 용기를 보며 한숨 쉬는 게 일상이었습니다. 환경을 생각하고 싶지만, '제로웨이스트'는 왠지 돈도 많이 들고, 전문가나 할 수 있는 거창한 일처럼 느껴졌죠.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딱 한 달만, 나 같은 요리 초보도 할 수 있을까?" 제로웨이스트가 정말 어려운지, 돈이 많이 드는지, 제가 직접 몸으로 부딪혀보기로요! 이 글은 저의 1개월간의 처절하고도 유쾌했던 도전 기록이자, 여러분이 저와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알려드리는 현실적인 꿀팁과 솔직한 실패담입니다.

햇살이 드는 주방에서 제로웨이스트 요리에 성공하고 만족스럽게 미소 짓는 여성
요리 초보의 좌충우돌 제로웨이스트, 실패 끝에 찾은 뿌듯한 성공의 순간

1주차: 주방 쓰레기와의 전쟁 (feat. 껍질의 재발견)

챌린지의 시작은 가장 쓰레기가 많이 나오는 주방이었습니다. 제 첫 번째 미션은 '음식물 쓰레기 반으로 줄이기'. 특히 요리할 때마다 나오는 채소와 과일 껍질을 그냥 버리지 않기로 했습니다.

 

✅ 성공템: 수박껍질 & 양파껍질

여름이라 마침 사 먹은 수박, 이게 제 첫 번째 성공 아이템이었습니다. 수박의 하얀 껍질 부분을 채 썰어 무쳐보니 오이무침보다 아삭한 '수박껍질무침'이 탄생했죠. 가족들도 처음엔 의심하더니 "이거 맛있다!"며 밥 한 그릇을 뚝딱하더라고요. 양파의 갈색 껍질은 버리지 않고 모아뒀다가 육수를 냈는데, 국물 색도 예뻐지고 풍미가 깊어져서 깜짝 놀랐습니다. 이 껍질들에 항산화 성분이 그렇게 많다니, 그동안 영양제를 버리고 있었던 셈이죠.

❌ 폭망템: 감자 껍질 튀김

인터넷에서 보고 감자 껍질을 튀겨보면 맛있다고 해서 도전했다가... 처참하게 실패했습니다. 쓴맛이 나고 식감도 별로였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햇빛에 노출돼 녹색으로 변한 감자 껍질에는 '솔라닌'이라는 독성 물질이 있을 수 있다더라고요. 모르고 먹었으면 큰일 날 뻔했죠. 역시 모든 껍질을 다 먹을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2주차: 플라스틱과의 거리두기 (feat. 텀블러의 진실)

주방 쓰레기를 줄이는 데 자신감이 붙어, 2주차에는 플라스틱과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배달 음식과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이는 게 목표였죠. 이 과정에서 '제로웨이스트=돈 많이 든다'는 제 편견이 깨졌습니다.

 

✅ 성공템: 집에 있던 반찬통 & '다회용기 배달'

새 텀블러나 도시락통을 사기 전에, 집 찬장을 먼저 열어봤습니다. 사은품으로 받은 텀블러, 쓰지 않던 유리 반찬통이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더라고요. 바로 깨끗이 씻어 '용기내 챌린지'에 도전했습니다. 떡볶이를 포장하러 가서 반찬통을 내미니, 사장님께서 흔쾌히 담아주시며 "요즘 이런 분들 많다"고 칭찬해주셔서 뿌듯했습니다. 배달 앱에서는 '다회용기' 옵션을 처음 사용해봤는데, 추가 비용 없이 스테인리스 용기에 담겨오고 문 앞에 내놓기만 하면 되니 정말 편했습니다.

❌ 폭망템: 충동적으로 살 뻔한 '예쁜' 친환경 제품들

제로웨이스트를 시작하니 예쁜 대나무 칫솔, 고체 치약, 면주머니 같은 제품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하마터면 충동적으로 구매할 뻔했어요. 하지만 챌린지의 본질을 다시 생각했습니다. '새로운 소비'가 아니라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는 것'. 지금 쓰는 플라스틱 칫솔을 끝까지 다 쓰고, 이미 가진 것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진짜 제로웨이스트라는 것을요. 예쁜 쓰레기를 또 만들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

3주차: 욕실 & 세탁실의 변신 (feat. 천연 세제 3총사)

주방과 쇼핑에 익숙해진 3주차에는 욕실과 세탁실로 눈을 돌렸습니다. 미세 플라스틱 걱정도 줄일 겸, 화학 세제와 작별하기로 결심했죠.

 

✅ 성공템: 과탄산소다 & 고체 샴푸바

천연 세제 3총사(베이킹소다, 구연산, 과탄산소다)를 구비했습니다. 특히 과탄산소다는 제게 신세계를 열어줬어요. 누렇게 변한 흰 티셔츠를 따뜻한 물에 과탄산소다를 풀어 담가두니, 정말 마법처럼 하얗게 변하더라고요! 고체 샴푸바도 처음엔 거품이 잘 안 나는 것 같아 어색했지만, 며칠 쓰니 익숙해지고 플라스틱 통 하나를 줄였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습니다.

❌ 폭망템: 천연 세제 칵테일

"좋은 거 다 섞으면 더 좋아지겠지?"라는 어리석은 생각으로 세제 3총사를 한 번에 섞어서 세탁기에 넣었습니다. 결과는? 아무런 효과가 없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알칼리성(베이킹소다, 과탄산소다)과 산성(구연산)을 섞으면 중화되어 효과가 사라진다는 사실! 각자의 역할에 맞게 따로 써야 한다는 걸 비싼 수업료 내고 배웠습니다.

4주차: 챌린지 그 후 (나에게 찾아온 놀라운 변화)

한 달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 저희 집에는 놀라운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 쓰레기통이 가벼워졌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였습니다. 특히 음식물 쓰레기와 플라스틱 배출량이 절반 이하로 줄었습니다.
  • 불필요한 지출이 줄었습니다: 계획적인 장보기를 하고, 간식이나 음료를 사 먹는 대신 직접 만드니 자연스럽게 생활비가 절약되었습니다.
  • 몸이 건강해졌습니다: 배달 음식 대신 집밥을 먹고, 채소 섭취가 늘면서 속이 편안해지고 피부 트러블이 줄었습니다. 미세 플라스틱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도 해소되었고요.
  • 가장 큰 변화, 마음가짐: '완벽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버리니, 제로웨이스트가 즐거운 놀이가 되었습니다. 실패해도 괜찮다는 너그러움이 챌린지를 지속하게 만든 가장 큰 힘이었습니다.

📌 결론 : 제로웨이스트, 완벽함이 아닌 '방향성'의 문제

한 달간의 도전을 통해 제가 얻은 가장 큰 깨달음은, 제로웨이스트는 '결과'가 아닌 '과정'이라는 것입니다. 쓰레기를 '0'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쓰레기를 줄이려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었죠.

오늘 저녁 메뉴를 고민하며 나오는 양파 껍질을 버리지 않고 육수 팩에 넣어보는 것. 그 작은 시작이 바로 당신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는 가장 '힙한'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